(박제균 앵커) 최근 한글과 한국어, 한식 등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것을 세계에 어떤 방식으로 소개할지에 대해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한 대학에서는 10년째, 한국에 있는 외교관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무료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영상뉴스팀 구가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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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펜코 씨는 석 달 전부터 국내 한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한국어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르 필리펜코 / 우크라이나대사관 1등서기관
"우크라이나로 돌아가서 한국어를 계속 공부할 거다. 한국어로 공부한 다른 사람과 이야기도 하고 이곳에서 얻은 경험을 우크라이나에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한국어) 대단히 재밌어요."
현재 이 대학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인도, 미얀마,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교관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주한 외교관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한국어 강좌로 지난 2000년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20 여명의 각국 대사를 비롯해, 이곳을 거쳐 간 외교관만 50여 개 국, 2000명 정도.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나르몬 푼쌉 / 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수업에 참여하고 난 뒤, 한국 문화의 세세한 것들을 알게 됐다. 예컨대, 한글창제 역사가 태국과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인터뷰) 킨 메이 툰 / 미얀마대사관 2등서기관
"미얀마와 한국의 차이 가운 데 하나가, 미얀마와 달리 한국인들은 이름에 성(姓)이 있다는 거다."
지난해 한 학기에 수강생 100여명을 받았던 이 프로그램은 얼마 전 수강인원을 40명으로 줄이고, 중·고급 과정을 없앴습니다. 예산 부족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정희 교수 / 경희대 국제교육원
"냉정하게 잘라버린 거니까, 항의전화도 사실 있었고… 계속 기관을 찾고 있는데 실제로 이렇게 외교관으로 일을 하면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외교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국가간 우호 증진에 도움 될 뿐 아니라,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릴 기회라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이상규 교수 / 경북대·전 국립국어원장
" (한국어 교육이)우리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시키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국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정책이 이주여성에만 너무 몰려있다… 이제는 우리가 단계적으로 스펙트럼을 확대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엘리트층에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