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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자베즈’ 금호에 콜옵션 요구설

입력 | 2009-11-27 03:00:00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중 하나인 자베즈 파트너스가 매각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인수 후 주가가 더 오르면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콜 옵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인수자에게 자금을 대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콜 옵션까지 부여하면 매도조건이 너무 불리해져 부실 매각 논란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자베즈 파트너스는 금호그룹 측에 “다음 달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2만 원 선에 인수한 뒤 주가가 인수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뛰면 주식을 더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금호그룹이 이 요구를 최종 수용한 단계는 아니지만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 같은 권리를 인정해줄 가능성도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전문회사의 한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주가를 예측하기 힘든 경우 인수자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콜 옵션을 부여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콜 옵션은 인수 후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때 차액을 보전해주는 풋백옵션에 비해 매도자에게 주는 부담이 적지만 산은이 “진정성과 능력이 있는 인수자에게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추가혜택을 주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해 금호그룹 측은 “우선 협상자들과 비밀유지계약을 맺은 만큼 협상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금융계에선 우선협상자 대상자인 자베즈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이 협상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일반적으로 내는 예치금을 금호 측에 전달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 M&A가 성공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상을 진행하다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지 않거나 MOU 체결 후에도 이행보증금을 내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면 거래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