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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신기루였나… 두바이 파산 위기

입력 | 2009-11-27 03:00:00

부채 68조원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 채무상환유예 신청




‘사막의 기적’으로 불리며 경제 호황을 누렸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파산 위기를 맞고 있다.

두바이 재무부는 25일(현지 시간) “최대 국영회사인 두바이월드와 자회사 나힐의 채무 상환을 내년 5월 30일까지 유예해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두바이월드는 2006년 3월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두바이 통치자의 칙령에 따라 출범한 기업으로 금융, 부동산 및 항만 운영 등 두바이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바이월드의 총부채는 590억 달러(약 68조2000억 원)로 두바이 전체 부채 800억 달러의 74%에 해당해 두바이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두바이월드가 당장 내년 5월까지 상환하거나 다시 융자해야 할 부채도 56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하자 두바이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부도가 발생해 채권 및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가 24일 318bp에서 하루 만에 420.6bp로 뛰어올랐다. 또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즉각 두바이 국영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한편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유럽의 은행들이 부채에 노출돼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럽 주식시장이 26일(현지 시간) 1.9∼2.2% 급락했다. HSBC와 도이체은행 등 유럽 주요 은행의 주가도 영향을 받아 대부분 4∼5%가량 떨어졌다. 뉴욕 증시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한 상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