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1월 1일부터 올해 11월 26일까지 10년 동안 현지지도와 같은 공개 활동을 한 것은 모두 1000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1년에 평균 100차례의 공개 활동을 한 셈이다. 올해의 경우 연간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142회나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통일연구원이 최근 펴낸 ‘김정일 현지지도 동향(1994∼2009)’과 통일부의 ‘2009년 김정일 공개 활동 현황’ 자료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10년 동안 김 위원장을 수행한 수행원은 모두 119명이며 연인원(개인별 누적 횟수 합계)은 4474명으로 집계됐다.》
상록수형 현철해, 10년을 한결같이 동행
10년 동안 100회 이상 수행한 사람은 모두 12명이었다. 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은 1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수행 횟수에서 수위를 지켰다. 그는 모두 435회 수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이명수 국방위원회 행정국장(359회), 김기남 노동당 비서(306회) 등도 한결같이 김 위원장의 곁을 지켰다.
오뚝이형 장성택, 쓰러졌다 다시 일어서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10년 동안 197회 수행해 6위에 올랐다. 그는 2000년부터 활발하게 수행했지만 권력을 추구한다는 김 위원장의 의심을 받아 철직됐던 2004년과 2005년에는 한 번도 동행하지 못했다. 그는 2006년 다시 수행원으로 등장해 올해는 총 72회로 2위를 차지했다.
반짝형 박봉주, 주요정책 따라 뜨고 지고
북한이 제한적인 경제 개혁을 단행한 직후인 2003년 내각 총리에 오른 박봉주는 2005년 35회나 김 위원장을 수행했지만 개혁 정책이 실패한 2006년 이후 사라졌다. 반면 박남기 노동당 국가계획부장은 2005년 9월 현직에 임명돼 보수적인 경제정책을 펴며 수행 횟수를 늘렸다. 올해는 64회로 3위를 차지했다.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2000년 33회 수행하며 3위를 나타냈으나 이후 건강이 악화되면서 2007년 이후 모습을 감췄다. 2000∼2005년 총 100회를 수행하던 정하철 노동당 중앙위원은 2005년 숙청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 근처에서 사라졌다.
수혈형 김정각, 새로 발탁된 젊은피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2007년 현직에 임명돼 김 위원장을 수행하기 시작해 2009년에는 25회로 7위에 올라섰다. 그는 인민군 총정치국과 국방위원회 내부에서 조명록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