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떨어져 나와 1만 3000년 전에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박테리아의 존재가 확인됐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1984년 남극에서 발견된 1.8㎏짜리 운석 'AHL84001'에서 고대 화성의 박테리아의 화석이 확인됐다는 것.
원래 이 운석은 10년 전에도 화성 생명체 논란과 우주 생명 기원설의 시발이 됐었다. 남극 앨런 힐스에서 발견돼 앨런 힐스 84001이라는 뜻의 'AHL84001'로 명명된 이 운석은 93년 화성산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976년 바이킹 호가 화성에 착륙해 토양표본을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적이 있는데, 이 데이터가 AHL84001 운석의 조성비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운석학회는 당시 NASA가 내 놓은 근거만으로는 화성 생명체를 논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모든 증거가 비유적인 방법으로도 생성이 가능하므로 화성 생명체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했다. 또한 운석의 보관 과정에서 '오염'돼 생명체의 증거로 보이는 PAHs가 나왔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NASA가 13년 전에는 없었던 고해상도 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운석을 관찰한 결과 특이한 크리스털 결정체 자철광 물질을 발견했다는 것. 이 물질을 분석해 운석 내 박테리아와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NASA의 과학자들은 자철광 물질이 박테리아가 운석을 타고 지구로 이동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했다고 결론 내렸다.
NASA는 이를 포함한 중요한 연구 성과를 곧 발표하려고 했으나, 영국 언론이 미리 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구는 휴스턴 존슨 스페이스 센터의 케이티 토마스-케프라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주도했다. 나사는 이번 주말경 존슨 우주센터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