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간 러 머물고 173억 챙겨
선수관리에도 문제점 노출”
英紙러시아신문 인용 보도

'마법사'에서 '먹튀'로?
러시아 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63·네덜란드)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27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감독 중 하나인 히딩크가 올해 러시아에 31일밖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인기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선은 러시아 유력 신문인 '소비에트스카이 스포츠'를 인용해 "2년 동안 고작 31일간 러시아에서 일하며 900만 파운드(약 173억원)를 받은 그에게 다시 그 금액을 지급할 고용주가 있을까"라며 히딩크의 재계약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고액 연봉을 받았지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을 빗댄 것이다.
올 초 3개월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감독직을 겸했던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러시아 축구전문가 알렉산드르 고르부노프는 "히딩크는 첼시보다 러시아에 좀 더 집중했어야 했다"며 비판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재임 때도 잦은 외유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하며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러시아 축구팬들은 여전히 히딩크 감독을 원하고 있다. 러시아 팬들은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 잔류를 청원하기 위한 사이트(www.Hiddink2012.ru)까지 만들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최근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감독보다는 단장으로 일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제 젊지 않고 매일 팀을 이끄는 것은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