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프랑스대표팀의 슈퍼스타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파울 사건’의 여진이 오래가고 있다. 프랑스 국민 88%%도 그의 잘못을 지적했다.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반칙은 내년 남아공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그를 계속 괴롭히고 위축시키면서 마라도나처럼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 사건으로 기억될 것 같다.
아일랜드 팬들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와 충격은 물론이고 많은 팬들도 그의 교묘한 반칙행위에 대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것 같다.
워낙 큰 게임이었기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당사자가 세계적 스타란 점에서 폭발성이 큰 사건이었다. 필자가 보기에도 찰나적이고 사각에서 일어난 플레이여서 심판들이 잡아내기 힘든 장면이었고 스포츠에서 한번 결정된 심판의 현장판정을 번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이처럼 심판의 역할과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 축구보다 훨씬 많은 판정을 하는 야구, 농구, 배구 등의 인기 구기종목 심판들도 앙리 사건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주변에서는 종목을 불문하고 큰 대회가 아니거나, TV 중계가 없거나, 관중의 감시의 눈이 적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오심에 대해 선수 또는 감독이 심판과 갈등하거나 대립하는 모습이 가끔 나온다.
특히 어린 학생선수들이나 유소년들에게 오심이 잦고 심지어 조작된 오심이란 듯한 인상을 주게 되면 평생 심판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심판의 역할은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 야구의 경우엔 한경기당 양 팀 투수가 던지는 250∼300구에 대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물론 찰나적인 순간의 아웃-세이프를 판단해야 하는 고도의 수준과 함께 까다로운 룰에 대한 정확한 적용도 심판에게 요구한다. 그런 면에서 얼마 전 출범한 야구심판학교의 의미는 크다.
앙리의 경우는 규모가 크고 권위 있는 대회였기에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규모가 작거나 관심 없는 대회 또는 경기라고 해서 오심과 반칙으로 승부가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사회 도처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불법과 불미스런 사건 속에 정정당당한 승부와 페어플레이 정신의 귀중한 가치를 지켜주는 심판의 능력 향상을 위한 심판학교의 출범은 그래서 기대가 크다. 야구심판학교가 과거의 잘못된 장벽을 깨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