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떤 골프공을 쓰고 있습니까?
고가의 골프장비에 비해 몇 만 원하는 골프공은 상대적으로 싸 보인다. 그러나 골프공 한 개에 자장면 한 그릇 값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라운드 한번에 3∼4개의 골프공을 사용한다. 자장면에 탕수육까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비용이다.
지난 10월 26일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은 폐기 직전의 골프공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뒤 재가공해 다시 유명상표를 달아 비싼 값에 판매한 공급업체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골프공을 개당 250∼400원에 구입한 뒤, 흰색 페인트로 도색하는 등 자체 가공 처리한 후 유명 상표를 달아 700∼1050원에 인터넷 쇼핑몰과 할인마트 등에서 판매한 혐의다.
이렇게 판매되는 골프공은 ‘리피니시 골프공’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됐다. 성능 면에서 수명이 다 된 제품을 마치 정상품과 전혀 성능의 차이가 없다는 식으로 광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골프공은 시중에서 1박스(12개 들이)에 2만5000원 안팎에 팔렸다. 폐기 직전의 골프공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골퍼들은 단순히 제조 과정에서 불량이 생겨 정상 판매가 어려운 ‘리피니시’ 골프공으로 오인해 비싼 값에 구입해온 것이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