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서울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을 이용하던 경기도의 모 대학 소속 김모 교수(여)는 “장애인용 비상게이트가 무임승차자들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민원을 서울메트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처음엔 ‘소중한 고객의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김 교수의 ‘민원 릴레이’는 그것이 시작이었다. 김 교수는 그 뒤로 사나흘에 한 번씩 민원을 제기했다. ‘전동차 내부가 덥다’거나 ‘역무원이 업무 시간에 개인 통화를 한다’ 등 민원 종류도 다양했다. 심지어 하루에도 몇 번씩 역으로 전화를 걸어 직원들의 근무 태도를 질책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그가 홈페이지에 올린 민원 글은 499개.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이 이례적으로 김 교수의 민원은 직원 인사 평가에 반영하지 말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2004년경 무임승차를 하다 과태료를 낸 뒤로 지하철에 앙심을 품게 된 것 같다”며 “회사 내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김 교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직원이 고통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최근 김 교수는 서울메트로에 이어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에 민원을 올리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김 교수를 상대로 ‘민원금지신청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더는 홈페이지에 게시 글을 올릴 수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