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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리짱’도 몰라?…이 빵꾸똥꾸야!

입력 | 2009-12-01 07:00:00

루저·품절남 등 예능자막 잠식
포털 사전에도 등재 ‘인기폭발’
말초적 웃음 ‘언어파괴’ 우려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기 유행어 MBC ‘무한도전’의 ‘쩌리짱’과 ‘지붕 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 사진출처 | MBC 캡처


“이 빵꾸똥꾸야!”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해리(진지희)가 입에 달고 다니는 ‘빵꾸똥꾸’는 요즘 최고의 유행어다.

40대가 넘는 중년들도 ‘지붕 뚫고 하이킥’이라는 제목은 몰라도 ‘빵꾸똥꾸’는 안다. 그래서 맘에 들지 않는 직장 상사에게 속으로나마 ‘빵꾸똥꾸’를 외친다고 하니 유행어의 위력이 실로 대단하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포맷이라 할 수 있는 화면 자막을 보며 제대로 웃기 위해서는 유행어 알기가 필수적이다.

이미 결혼을 했거나 임자가 있는 남성과 여성을 뜻하는 ‘품절남(녀)’은 이미 포털사이트의 국어사전에서 뜻을 찾아볼 수 있고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꿀벅지’도 검색만 하면 뜻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건어물녀’(직장에서는 세련됐지만 집에서는 트레이닝 복장에 맥주와 오징어 등 건어물을 즐겨 먹는 여성),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 등은 만화와 드라마를 통해 등장한 신조어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또 MBC ‘무한도전’에서 등장해 화제가 된 ‘쩌리짱’(겉절이 중 최고)은 멤버 중 겉도는 이미지의 정준하에게 붙여진 새 별명이다.

특히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여대생이 말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루저’(사회적 패배자)는 원래의 뜻에 키가 작은 남성들을 지칭하는 의미가 더해져 회자되고 있다.

당대의 문화와 사람들의 인식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유행어는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요즘 유행어는 점점 특정인을 비하하는 뜻을 담거나 어법과는 상반되는 의미를 갖고 있어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0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언어 수위가 도를 넘었음을 지적하며 앞으로 지속적인 심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미와 웃음을 핑계로 기존의 언어를 비트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말초적인 즐거움만 추구하다 훗날 ‘언어 파괴’의 주범이라는 불명예를 얻지는 않을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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