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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유람선’ 크루즈선 국내서 첫 건조

입력 | 2009-12-01 03:00:00

삼성重 11억달러 단독 계약
조선+건축 ‘아파트형’으로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크루즈선 건조에 나선다. 사진은 2013년 완성 예정인 크루즈선의 모습. 사진 제공 삼성중공업

‘꿈의 유람선’ 크루즈선이 거제도에서 건조된다.

삼성중공업은 30일 미국 유토피아사(社)가 시행한 11억 달러(약 1조2980억 원) 규모의 크루즈선 건조 입찰에서 단독 계약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기본 설계로 세부 품목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에 본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선주사에 크루즈선을 인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대상자 선정으로 그동안 유럽 조선업체의 독무대였던 크루즈선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으로는 STX조선해양이 자회사인 STX유럽을 통해 핀란드 등에서 크루즈선을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크루즈선이 건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서 모든 건조 공정을 진행한다.

이번에 건조하는 크루즈선은 조선기술과 건축기술이 복합된 ‘아파트형 크루즈선’이다. 새로운 개념의 이 크루즈선은 보통 열흘 내외의 단기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크루즈선과 달리 장기 휴양객의 ‘해상 별장’으로 사용된다. 부자 고객에게 객실을 분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이벤트가 열리는 국가에 몇 개월씩 정박하며 현지 관광과 문화 체험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객실 면적이 보통 23m²(약 7평) 규모인 일반 크루즈선과 달리 이 크루즈선은 호텔형 객실 204실과 최소 132m²(약 40평)에서 최대 594m²(약 180평)까지의 아파트 200실로 구성된다. 각 아파트에는 2∼3개의 침실과 주방, 거실, 초고속인터넷 등 호화 주택과 같은 시설이 들어선다. 아파트형 크루즈선의 탑승인원은 900명이지만, 이 배와 비슷한 규모의 일반 크루즈선은 약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번 삼성중공업의 크루즈선 수주는 물량 측면에서 중국에 따라잡힌 한국 조선업계가 부가가치가 높은 새 시장을 개척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크루즈선을 건조하기 위해 13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온 조선부문과 타워팰리스, 쉐르빌 등 고급 주택을 건설해온 건축부문의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