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선 콘서트 ‘혼자서 부르는 중창’ 신선
박주원 기타공연 정교한 연주 걸쭉한 입담
나윤선 콘서트 ★★★★
박주원 기타콘서트 ★★★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보컬 나윤선의 콘서트(위)와 29일 마포구 상상마당에서 열린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공연은 재즈의 풍성한 진폭을 실감하게 했다. 사진 제공 허브뮤직, 상상마당
나윤선은 첫 곡 ‘송 오브 노 리그레츠(Song of No Regrets)’를 마친 뒤 “여러 악기를 한꺼번에 연주하는 에익 덕분에 듀오가 아니라 여섯 명 정도의 연주처럼 들릴 것”이라고 파트너를 소개했다. 에익은 솔로곡 ‘쾰른 블루스’를 연주하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문득 트럼펫을 입에 물더니 다시 콘트라베이스를 퉁겼다. 각 악기 소리가 그의 손을 벗어나서도 끊이지 않고 은은하게 이어지며 풍성한 합주를 이뤘다. 에익이 옆에 놓인 노트북과 키보드로 자신의 연주를 ‘샘플링’해 반복 재생한 것이다.
박주원의 무대는 홍대 앞 재즈클럽 ‘에반스’가 2007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기획 재즈공연 ‘에반스데이’의 일부였다. 박주원은 10월 ‘집시의 시간’이라는 타이틀의 데뷔 앨범을 낸 기타리스트. 2004년부터 이소라, 윤상, 임재범 등 여러 가수의 음반 작업과 콘서트에 참여한 그는 ‘중고 신인’다운 걸쭉한 입담으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홉 살 때 삼촌이 ‘클래식기타 사줄까 자전거 사줄까’ 물었을 때 5초도 고민 않고 ‘자전거요!’ 했다가 어머니께 옷걸이로 신나게 두들겨 맞았죠. 오늘 아들 첫 공연 보러 오셨는데…. 어머니가 늘 ‘꼴 보기 싫다’ 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쓴 곡, ‘청춘’ 들려드리겠습니다.”(웃음)
탄탄한 기본기를 토대로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스페니시 스타일 연주를 선보인 박주원은 강한 인상과 긴 여운을 남겼다. 농담을 줄이고 더 많은 곡을 들려줬다면 관객의 몰입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