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공업자 등 4명 적발
30년 경력의 금은방 주인조차 “난 은반지를 산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수사하러 온 경찰이 금은방 주인의 눈앞에서 문제의 금반지를 두 동강 내서 반지 겉에만 금을 씌운 은반지라는 사실을 보여주자 금은방 주인은 “속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가짜 금반지’를 제작한 사람은 귀금속 세공업자인 최모 씨(53). 최 씨는 11월 초 구입한 은반지 30여 개에 금을 덧입힌 뒤 판매책인 김모 씨(48)에게 서울 동대문구 일대 금은방 11곳을 돌며 개당 30만 원씩 총 800여만 원을 받고 팔게 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문제의 가짜 금반지는 은반지의 겉부분에 반지 무게의 20%에 해당하는 무게의 금을 덧씌워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 등은 이 가짜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금은방을 찾아 “급히 돈이 필요하다”며 순금반지 값에 팔아치웠다. 금을 덧씌운 기술이 워낙 정교해 오랜 경력의 금은방 주인도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은 “최근 금값이 비싸서 도금한 가짜 반지를 팔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3일 최 씨 등 2명에게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판매책 김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