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씨 “정상에 꽂혀 있어”
오은선 씨 “안개 심해 못봤다”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43)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칸첸중가(해발 8586m) 미등정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오 씨는 “분명히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몇몇 산악인은 “오 씨의 설명에는 허점이 많다”며 “공개 토론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오 씨의 칸첸중가 등정 논란이 일자 지난달 28일 오 씨를 포함한 산악인들은 서울 모처에서 모임을 가졌다. 남선우 한국등산연구소장이 마련한 이 모임에는 산악인 김재수 씨(48) 박영석 씨(46) 등이 참석했다. 김 씨는 오 씨가 칸첸중가에 오른 12일 후인 5월 18일 고 고미영 씨와 함께 칸첸중가 정상을 밟았다.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자인 박 씨는 1999년 5월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 씨와 함께 칸첸중가에 오른 다와 옹추 셰르파(37)가 참석했다. 옹추는 “날씨가 너무 안 좋아 정상에는 1분밖에 머무르지 못했다. 산소통은 3∼4m 거리에서 희미하게 봤다”고 말했다. 2000년, 2002년, 2004년 칸첸중가 정상을 밟은 그는 과거 올랐던 정상과 올해 5월 정상의 차이점으로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돌이 보인 것을 꼽았다. 그는 “칸첸중가는 누구보다 잘 안다. 오 대장은 확실히 정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오 씨는 2시간여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등정 시간과 정상 사진 등 의문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번 일을 통해 내가 얼마나 준비가 안 됐는지 알았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프로 산악인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방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동아닷컴 임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