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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정류장 시설도 제대로 안 갖추고… 말로만 국제도시?

입력 | 2009-12-04 03:00:00

운행 10개월 송도국제도시 순환버스 승강장
비가림막-도착시간 안내시스템 없어 불편




3일 오전 7시 50분경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지하철 1호선 캠퍼스타운역. 지하철에서 내린 승객들이 순환버스 승강장으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비가 내린 이날 승객들은 우산을 들고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승강장에는 비와 바람을 피할 가림막과 의자가 설치되지 않아 쌀쌀한 날씨에 발만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순환버스 승강장을 알리는 표지판만 있을 뿐 송도국제도시의 일반버스 정류장과 달리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 여기에 실시간으로 노선버스의 위치와 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는 지능교통체계서비스(ITS)가 설치되지 않아 마냥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이에 반해 캠퍼스타운역 순환버스 승강장에서 불과 100m 떨어진 한진해모로 아파트 일반버스 승강장에는 비 가림 시설은 물론 의자와 지능교통체계서비스 등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이아름 씨(28)는 “지하철에서 내린 뒤 바람조차 피할 수 없는 곳에서 10여 분 이상 기다리기도 한다”며 “버스 도착 시간이 늦어 회사에 지각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걸어서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월 25일 송도국제도시에 인구 증가에 따라 시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 위해 순환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승객을 위한 승강장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국제도시 연장선이 6월 1일 개통돼 순환버스 이용 시민들이 늘어났지만 승객들의 불편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현재 송도국제도시를 순환하는 버스는 91번과 92번 A, B 등 3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2월 25일 생긴 91번 노선은 12∼20분 간격으로 연수구 동막역에서 송도국제도시 신송고, 지식정보단지, 컨벤시아, 해경청 등 22개 정거장을 순환한다. 11월 2일부터 운행에 들어간 92번 버스는 송도국제도시 1공구 내 엑스포빌리지∼코오롱 더 프라우∼풍림아파트∼컨벤션센터∼인천대입구역을 12∼15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철주 씨(41·인천 부평구)는 “순환버스를 운행한 지 10개월이 됐는데도 승객 편의를 위한 시설을 갖추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말로만 국제도시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순환버스 노선이 잘못됐다는 민원을 내는 바람에 버스승강장 편의시설 설치가 늦어졌다”며 “시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빠른 시일 안에 공사를 발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 가림막과 의자, 지능교통체계서비스를 갖추려면 내년 3월경이나 가능해 당분간 순환버스 이용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