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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터디]언어영역/‘매체 언어’와 친해져라…비문학 지문이 눈에 들어온다

입력 | 2009-12-07 03:00:00

최근 수능 시각·영상 매체 등 적극 활용한 문제 많아져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제에 과거와 달리 그림이나 도표, 사진, 도식 등이 많이 쓰이고 있다. 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매뉴얼’(2005년)에도 나와 있듯이 문항 유형이 다양해지는 데서 기인한다. 자료 활용 여부로 보면 ‘자료 추가형 문항’이, 활동의 통합성 여부로 보면 ‘매체 통합형 문항’이 많아지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수능 언어영역 문항 유형은 크게 자료 추가형과 매체 통합형으로 나뉜다. 자료 추가형 문항은 자료가 새로운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면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유형이다. 보통 ‘지문+문두+답지+자료’로 구성된다. 매체 통합형 문항은 그림, 사진, 만화 등의 시각 매체와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등의 영상 매체 등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유형이다.

최근에는 문두와 답지 외에 지문, 음성녹음 자료, 그림, 도표 같은 자료가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런 유형은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MEET/DEET)의 ‘언어추론’이나 공직적격성검사(PSAT)의 ‘자료해석’ 문제에서도 꾸준히 출제되고 있다. 일부 고득점 수험생들은 비문학에서 매체를 활용한 문제를 연습하려고 MEET/DEET, PSAT 문항을 이용하기도 한다.

2010학년도 ‘사회’ 제재에서 출제된 문항이 이에 해당한다.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언어, 예술 등 모든 제재에서 이런 유형이 계속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학·기술 제재에서는 더욱 그렇다. 왜 그럴까? 교육과정 변화와 연관이 있다.

2012학년도부터 사용될 ‘2007 개정 교육과정(국어)’을 보면 고교 2, 3학년 선택과목에 ‘매체언어’가 포함돼 있다. 이는 언어교육을 실생활로 확대해 다양한 매체에서 쓰이는 언어적 안목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다.

‘2007 개정 교육과정(국어)’에 따르면 매체(媒體)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직접 만나지 않고 간접적으로 생각과 느낌,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할 때 활용하는 것으로, 책, 신문, 잡지, 라디오, 사진, 영화, 텔레비전, 인터넷 등을 포괄한다. 현대사회에서 매체는 예전에 비해 언어생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매체 언어도 의미 해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광의의 언어로 보는데, 이런 매체 언어는 기존의 언어 운용 방식과 차이가 있다.

현재 개발이 거의 끝난 ‘매체 언어’ 교과서의 세부 내용을 보자. 최근 유행하는 수능 출제 항목과 모두 연관돼 있다. 교과서가 개발돼 나오면 구입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

2007 개정 교육과정 - 국어과 ‘매체언어’  

⑶ 매체 언어의 수용과 생산
㈎ 매체 자료의 비판적 수용과 심미적 향유
  ① 매체 자료의 의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한다.
  ② 다양한 관점과 가치를 고려해 매체 자료를 수용한다.
  ③ 매체 자료의 창의적인 표현 방식과 심미적 가치를 이해하고 향유한다.
㈏ 매체 자료의 창의적 변용과 생산
  ① 기존 매체 자료를 창의적으로 변용해 생산한다.
  ② 매체 언어의 특성을 고려해 동일 내용을 다른 매체로 표현한다.
  ③ 목적, 수용자, 매체의 특성 등을 고려해 다양한 매체 자료를 생산한다.』

매체를 활용한 문제의 본질은 내용 일치에 있다. 지문의 내용을 파악하면 쉽게 문제를 풀 수 있다. 다음의 문제를 보자.

<예문>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46∼50번 지문(홀수형)

어떤 장비의 ‘신뢰도’란 주어진 운용 조건하에서 의도하는 사용 기간 중에 의도한 목적에 맞게 작동할 확률을 말한다. 복잡한 장비의 신뢰도는 한번에 분석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장비를 분해해 몇 개의 하부 시스템으로 나누어서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인 접근 방법이다. 직렬과 병렬 구조는 하부 시스템에 자주 나타나는 구조로서, 그 결과를 통합한다면 복잡한 장비의 신뢰도를 구할 수 있다.


A와 같은 직렬 구조는 원인에서 결과에 이르는 경로가 하나인 가장 간단한 신뢰도 구조이다. 직렬 구조에서 시스템이 정상 가동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품이 다 정상 작동해야 한다. 어떤 하나의 부품이 고장 나면 형성된 경로가 차단되므로 시스템이 고장 난다. 만약 어떤 부품의 고장이 다른 부품의 수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A의 신뢰도는 부품 1의 신뢰도(γ=0.9)와 부품 2의 신뢰도(γ=0.8)를 곱한 0.72로 계산되며, 이것은 100번 가운데 72번은 고장 없이 작동함을 의미한다. 고장 없이 영원히 작동하는 부품은 없기 때문에 직렬 구조의 신뢰도는 항상 가장 약한 부품의 신뢰도보다도 낮을 수밖에 없다.

한편, B와 같은 병렬 구조는 원인에서 결과에 이르는 여러 개의 경로가 있고, 그중에 몇 개가 차단돼도 나머지 경로를 통해 결과에 이르는 구조이다. 병렬 구조에서는 부품이 모두 고장이어야 시스템이 고장이므로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의미의 값인 1에서 두 개의 부품이 모두 고장 날 확률(0.1×0.2=0.02)을 빼서 얻은 0.98이 B의 신뢰도가 된다. 한 부품의 고장이 다른 부품의 신뢰도에 영향을 준다면 이 값 역시 달라진다.

이런 신뢰도 구조는 물리적 구조와 구분된다. 자동차의 네 바퀴는 물리적 구조상 병렬로 설치돼 있지만, 그중 하나라도 고장 나면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될 수 없으므로 신뢰도 구조상으로 직렬 구조인 것이다.

「 [ 가 ] 종종 장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복설계(重複設計)를 활용하기도 한다. 가령, 순간적인 과전류로부터 섬세한 전자 기구를 보호하는 회로 차단기를 설치할 때에 그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2개를 물리적 구조상 직렬로 연결해야 하는데, 이때 차단기 2개 중 1개라도 정상 작동하면 전자 기구를 보호할 수 있다. 이것은 물리적으로 직렬 구조이지만 신뢰도 구조상으로 병렬 구조인 것이다.」

신뢰도 문제에서 직렬이나 병렬의 구조로 분석할 수 없는 ‘n 중 k’ 구조도 나타난다. 이 구조에서는 모두 n개의 부품 중에 k개만 작동하면 시스템이 정상 가동된다. n겹의 쇠줄로 움직이는 승강기에서 최대 하중을 견디는 데 k겹이 필요한 경우가 그 예다. 이 구조에서도 부품 간의 상호 작용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진다.
 
실제로 대규모 장비에 대한 신뢰도 분석은 대단히 힘들기 때문에 많은 경우 적절한 판단과 근삿값 계산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주어진 장비의 구조와 운용 조건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 어떤 부품이 고장 날 확률 = 1-(그 부품의 신뢰도)』

49. [가]에 근거할 때, <보기>의 배수펌프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물리적인 구조는?

<보기>
하천 인근의 배수펌프 관에는 두 개의 역류 방지용 밸브가 연결돼 있다. 펌프에서 배출된 물이 금방 빠지지 않을 경우 펌프 쪽으로 물이 역류할 우려가 있다. 두 개의 밸브는 ‘중복 설계’된 것이므로 한 개만 작동해도 역류를 막을 수 있다.

* 단, 역류에 대한 고장만을 생각하고 밸브가 닫힌 채 고장 나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음. ( → : 물이 흘러 나가는 방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설명에 따르면 <보기>의 ‘펌프에서 배출된 물이 금방 빠지지 않을 경우’란 물이 흘러 나가지 못함을, ‘펌프 쪽으로 물이 역류할 우려’란 흘러 나간 물이 다시 펌프 쪽으로 되돌아옴을 의미한다. 배수의 방향, 즉 ‘물이 흘러 나가는 방향’은 <보기>의 단서에서 ‘→’로 나타난다. 따라서 ‘역류 방지용 밸브’는 펌프에서 흘러 나간 물이 다시 펌프 쪽으로 되돌아오지 않도록 물이 흘러 나가는 방향에 설치돼야 한다. 배수펌프의 기능은 ‘물을 밖으로 흘려 내보내는 것’이지 물이 흘러 들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역류의 방향을 판단할 수 있다.

이 문제에서 역류란 펌프에서 배출된 물이 다시 펌프 쪽으로 오는 현상이며, 그것은 화살표 반대 방향이 된다. 따라서 역류 방지용 밸브는 펌프의 오른쪽 구간에 설치돼야 ‘펌프에서 배출된 물’이 ‘펌프 쪽’으로 역류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보기>의 배수펌프 시스템에서 중복 설계를 해야 한다고 했으므로 밸브 두 개가 물리적 구조상 직렬로 설치돼야 한다. 그래야 밸브가 한 개만 작동해도 역류를 막을 수 있다. 정답은 ①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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