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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귀에 못 박인 ‘온난화 경고’ 정부 대응은 왜 잠잠할까

입력 | 2009-12-05 03:00:00


◇기후 변화의 정치학/앤서니 기든스 지음·홍욱희 옮김/384쪽·2만 원·에코리브르

‘제3의 길’로 유명한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기후변화를 다룬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기후변화 그 자체보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정치적 경제적 태도를 다루고 있다.

많은 사람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거의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늘 뒷전으로 밀린다. 그는 이를 ‘기든스의 역설’로 이름 붙였다. 그는 사람들의 행동을 누군가 이끌어내야 하며 여기에서 ‘기후변화의 정치학’이 출발한다고 말한다.

기든스는 환경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다루기 위해 국가(state)의 역할을 강조한다. 국가가 책임 있게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은 ‘정치적 통합’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은 좌파와 우파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적 측면에선 ‘오염자 부담 원칙’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회사 이전(移轉)’을 무기 삼아 기후변화 대책을 저지하려는 산업계의 요구를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정부는 환경 마인드에 눈을 뜬 산업계 지도자들과 손잡고 산업계의 환경 이슈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정치, 경제적 통합을 바탕으로 정부는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일상사와 연관해 설명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예를 들어 대중은 기후변화가 야기할 위험보다는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운전요령에 대해 더 잘 반응한다.

“이제 다시 국가 개입의 시대가 돌아왔다. 규제 철폐가 실패로 돌아간 탓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면 모험심과 기업가 정신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시점이다.”

기든스는 과거 30∼40년 동안 정부의 주 역할이라고 여겼던 거시경제적 교통정리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산업정책에 훨씬 더 중점을 둬야 하며 그 핵심은 당연히 ‘저탄소 경제 육성’이라고 강조한다.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