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꽁꽁 얼어붙었다. 수출 의존도가 높아 해외경기에 민감한 국내 경제 사정도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생존’과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기업들의 노력은 넉넉한 마음의 ‘나눔 경영’으로 더욱 돋보였다. 소외된 이웃에 사랑을 전하는 경제계의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다하려는 기업의 책임있는 자세를 엿보게 된다.》
경제위기도 못막는 한국기업 사회공헌 활동
‘나눔경영’ 명문화… 국민 전체와 공감대 형성해가야
○ 살림 어려워도 기업의 사회공헌 규모는 늘어
기업들의 사회공헌비용 지출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4년 1조2284억 원이던 사회공헌비용 지출 규모는 2005년 1조4025억 원, 2006년 1조8048억 원으로 증가했다. 아직 올해 지출 규모는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지만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평균 지출 규모도 2004년 54억 원, 2005년 57억 원, 2006년 89억 원 등으로 커지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전년보다 떨어졌는데도 사회공헌비용 지출 규모가 증가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후 이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 비중이 5.5%로 2007년보다 2.2%포인트 늘었다. 기업들의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 체계화, 조직화되는 기업의 사회 공헌
기업들이 위기에서도 사회공헌 규모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리는 것은 그만큼 성숙한 기업 문화가 한국 산업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들이 재단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하는 규모가 직접 사회공헌활동 지출규모를 웃돌았다. 전경련 조사 결과 63개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재단의 사회공헌비용 집행액은 2조2130억 원으로 조사됐다. 2007년 1조9603억 원보다 약 16% 늘어난 규모다. 최근 대규모 재단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증가한 때문으로 전경련 측은 분석했다.
○ 국민 공감 이끌어내는 ‘명품 사회공헌’ 펼쳐야
사회공헌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포스코는 매월 ‘나눔의 토요일’을 열고 직원들이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국내외 유자녀의 소원을 들어주는 ‘2세 잎 클로버 찾기 월드와이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청구서에 미아 사진을 실어주는 방법으로 미아 찾기 및 미아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999년 이후 106명의 미아를 찾아내는 성과도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사업 특성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이 ‘명품 사회공헌’으로 나아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명품 사회공헌은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회공헌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