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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풋백옵션’ 내년초 연기 추진

입력 | 2009-12-07 03:00:00

채권단, 금호산업 등 출자전환도 검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자금을 지원한 투자자들이 ‘풋백옵션’의 행사 시기를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풋백옵션은 금호그룹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이다. 채권단은 또 금호그룹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주력 계열사에 대한 출자전환 방안도 검토 중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당시 3조5000억 원을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게 이달 15일로 예정된 풋백옵션 행사를 1, 2개월가량 연기해줄 것을 요청해둔 상태다.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지원했던 한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풋백옵션을 지금 행사하면 금호 측의 자금사정이 악화돼 현재 추진 중인 대우건설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다른 투자자들과 행사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투자자그룹이 18개 기관투자가로 구성돼 있고 이 가운데 일부 사모펀드(PEF)가 풋백옵션을 이미 제3자에게 넘긴 상태여서 행사시기 연장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채권단은 풋백옵션 행사시기가 연기됐는데도 대우건설 매각이 계속 지지부진하면 금호그룹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금호그룹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 등에 대해 출자전환을 실시한 뒤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대우건설 매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산은이 사모펀드를 조성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식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