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필자 주변에서 일어난 야구계의 크고 작은 일들이다.
11월 27일 통영에선 처음으로 리틀 야구단이 창단됐다. 100여명의 지원자들로 넘쳐날 것 같아 50명으로 제한한 가운데 대기표를 나눠주는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통영시장과 한영관 리틀연맹회장·백인천 전 감독을 비롯한 야구관계자들이 참석해 힘을 보태주었다. 다음날 전주에서도 리틀야구 창단 행사가 있었다. 전주시장의 큰 관심과 지원 속에 쌍방울 레이더스가 사라진 후 모처럼 반가운 소식으로 전주 야구인들은 물론 타지역 야구인들도 반가워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의 기대에 찬 모습과 학부모들의 정성 속에 출범한 의미있는 창단 행사에 프로야구 스타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국내에 있는 선수들 중 그 지역 야구팬들이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스타가 함께 했더라면 그 자리가 더욱 빛나고 어린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12월 3일 야구 불모지 경북 영주시를 찾았다. 놀랍게도 17개의 동호인팀이 활동하고 있었고 내년엔 더 많은 팀이 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17개 팀이 있다는 소식도 놀랍지만 그들이 뛸 수 있는 제대로 된 야구장이 아직 하나도 없는 것에 더욱 놀랐다. 11월 중순 진주, 의령, 함양, 산청, 무주의 동호인팀들로부터 들은 사정과 다를 바 없음을 또 한번 확인했다. 진주의 경우 2시간동안 야구를 하기 위해 남해시까지 왕복 4∼5시간 소요된다고 했다. 수도권 동호인팀들이 운동장 확보를 위해 리그전 참가비로 200∼300만원의 회비를 내는 현실은 이제 오래된 이야기다. 맨땅의 울퉁불퉁한 그라운드에서 야구를 하는 전국 동호인 야구에 대한 대책 마련의 시급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요즘은 프로 선수들의 자율훈련과 휴식기간이다. 유소년 야구와 동호인 야구를 비롯한 범 야구계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가질 필요가 있고 누적돼 있는 체육진흥기금이 왜 야구장 건립에는 투입되지 않는지 등에도 야구계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자는 캐치프레이즈가 단순한 구호로 끝나서는 안된다. 상대를 인정하면서 대립하는 양측의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 야구계의 경쟁 상대는 야구계 내부에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 있다는 것도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야구의 힘만으로 풀지 못하는 큰 과제가 도처에 산적해있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