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스’ 등 이용자 급증규제 풀리면 잠식 불보듯
한국의 인터넷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달 말 서울 골목을 속속들이 촬영해 ‘로드뷰’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마치 도로에 서서 좌우를 둘러보듯 서울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는 스마트폰용 서비스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국내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정보는 이미 구글이 ‘스트리트뷰’라는 똑같은 서비스로 정보 구축을 끝냈기 때문이다. 구글이 한국에서 이 서비스를 하지 못했던 이유는 단 하나, 한국 정부가 외국 기업이 국내 지리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탓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규제가 해소되자 구글은 서울 거리도 똑같이 서비스할 예정이다. 구글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상과학 같았던 기술을 연이어 쏟아낸다. 소비자들은 환호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긴장한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을 지켜주던 규제도 대부분 사라지는 추세다.
최근 휴대전화 요금이 내려가고, 애플의 ‘아이폰’이 판매되면서 국내 시장의 빗장도 풀리고 있다. 그러자 NHN과 다음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부랴부랴 휴대전화용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오랫동안 이 시장을 준비해 왔다. 이 때문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상당수가 구글의 검색과 e메일, 뉴스, 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국내 업체의 서비스보다 선호한다.
다음모바일커뮤니케이션SU의 김지현 본부장은 구글의 발표를 본 뒤 “인력과 자본에서 워낙 차이가 나 구글은 한국 기업보다 적어도 2∼3년은 수준이 앞서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