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여자핸드볼 체력 - 스피드 업그레이드 세계선수권 1차예선 3연승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워야죠.”
여자 핸드볼대표팀 이재영 감독은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 이렇게 말했다. 기존 대표팀의 얼굴 격이었던 오성옥(37) 홍정호(35) 허순영(34)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생긴 부담을 빗댄 말이었다. 그는 “세대교체 과정에서 키가 큰 선수들이 많이 빠진 것도 걱정”이라며 “그래도 올림픽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세대교체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성장통’을 거칠 거란 예상과 달리 이 감독의 실험은 현재까진 성공적이다. 한국 대표팀은 7일 창저우에서 열린 1차 예선 3번째 경기에서 홈팀 중국을 33-25로 대파하며 3연승을 달렸다.
예전부터 한국의 주무기였던 스피드를 극대화한 것도 눈에 띈다.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은 “이번 대표팀은 공격이 한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분포된 게 특징”이라며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공격을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정규오 대한핸드볼협회 사무국장은 “높이의 열세에서 오는 수비 문제를 빠른 몸놀림으로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김운학 코치는 “훈련 땐 편한 분위기에서 선수들끼리 대화를 많이 하도록 유도하고, 훈련이 끝나면 취미생활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면서 “선수단 분위기도 좋아 이번엔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며 웃었다.
창저우=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