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수들은 3일 밤 KT와의 부산 방문경기를 마친 뒤 서둘러 구포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광명행 KTX를 타고 용인 숙소에 4일 오전 2시경 도착했다. 삼성은 최근 9일간 5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치르고 있기에 객지에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었다. 지난달 27일 잠실, 29일 창원에서 징검다리 경기를 한 뒤 1일 전주 KCC와의 경기를 마치고 곧장 부산으로 이동했다. KCC에 패한 여파로 KT와의 경기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며 전반을 14점 차로 뒤지다 완패하더니 5일 전자랜드에도 져 6위까지 밀렸다.
삼성뿐 아니라 다른 팀들 역시 전례 없이 빡빡한 스케줄에 고전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안정적인 TV 중계를 확보하기 위해 주말 경기를 하루 4경기에서 3경기로 줄인 대신 주중 경기를 늘린 데다 주중 한 경기만 있는 날을 없애고 경기 간격도 좁혔기 때문이다. KBL로선 기대했던 시청률 상승 효과를 얻었으나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양상이다.
하루걸러 장거리 이동과 경기를 반복하다 보니 각 팀은 정규시즌 반환점도 돌지 않았는데 심각한 체력 저하를 드러내고 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특히 이상민(37) 강혁(33) 이규섭(32) 등 고참이 많은 삼성과 김주성 이광재 등 주전 의존도가 심한 동부는 전력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열흘 동안 6경기를 치른 KT 전창진 감독은 6일 오리온스에 져 2연패한 뒤 “기용 폭을 늘리면서 선수들의 출전시간 조절을 잘해야 한다. 하지만 순위경쟁이 치열해 주전들을 쉬게 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