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이색 금융상품세트메뉴… 잔액 일정액 유지하면 예금 0.5% 현금으로 지급하기도패키지 상품… 여러상품 한꺼번에 들면 금리우대 - 이체수수료 면제
정기적금만 가입하려 했던 신 씨는 신용카드와 정기적금, 보통예금을 함께 가입하는 ‘월급통장세트’에 가입했다. 세트로 구입하면 원래 가격보다 싼 가격에 햄버거와 감자튀김, 음료수를 살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의 세트메뉴처럼 이 은행도 세트로 금융상품을 가입하면 현금을 돌려준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 월 20만 원의 3년제 적금에 가입한 신 씨는 예금 잔액을 월평균 150만 원 이상으로 유지하면 예금된 금액의 0.5%를 매달 현금으로 돌려받게 된다. 보통예금의 이자가 대체로 0.1% 안팎임을 감안하면 5배의 이득인 셈이다.
신 씨는 “직장인들에겐 절약이 최고의 재테크”라며 “어차피 같은 금융상품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트메뉴가 낫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이 지난달 16일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금융상품 ‘드림팩’은 △주택마련세트 △자산관리세트 △목돈마련세트 △월급통장세트 △간편대출세트 △베이직세트 등 모두 6가지 메뉴로 이뤄져 있다. 개별 상품이 아닌 세트메뉴에 가입하면 상품별로 최대 0.5%포인트의 대출이자를 할인해주고 예금이자는 우대해준다.
예를 들어 ‘주택마련세트’에 가입해 주택담보대출 2억원, 신용대출 3000만 원을 받으면서 두드림카드, 두드림적금, 두드림통장 등에 동시에 가입하면 대출금리는 0.3∼0.4%포인트 깎아주고 적금 금리는 0.33%포인트 혜택을 준다. 결국 연간 약 76만 원의 혜택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을 매달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이다.
세트 상품이지만 반드시 각 세트에 포함된 모든 상품을 살 필요는 없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 2가지 이상을 골라 동시에 구입하면 상품 구매 개수나 가입금액에 따라 금리 혜택이 적용된다.
몇 가지 상품을 함께 가입하면 금리우대 등 혜택을 주는 패키지 상품도 인기다. 신한은행은 6월부터 ‘신한 베이직팩’을 팔고 있다. 저축예금, 체크카드,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을 한번에 가입하면 3개월간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또 고객 취향에 맞게 저축예금과 체크카드를 선택해 패키지를 구성할 수도 있다.
하나은행은 유학생용 적금과 체크카드, 대출상품을 묶은 ‘하나유학플랜’을 판매한다. 이 패키지 상품에 가입하면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으며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한도가 증액되는 인터넷 예금담보대출도 받을 수 있다. 500만 원까지 신용대출도 가능하다.
KB금융지주의 ‘KB플러스타 통장’은 통장 하나로 은행 거래와 증권 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증권 매수 증거금에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KB플러스타 세이브 카드’를 추가로 가입하면 대출금리를 연 최고 0.3%포인트 할인해 준다. 또 카드 결제액의 4.0%, 주식매매 수수료의 5.0%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하지만 세트상품이나 패키지 상품에 혜택이 있더라도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금융상품이나 이미 가지고 있는 비슷한 금융상품을 중복 가입하는 것은 낭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묶어 파는 상품을 한꺼번에 가입할 때 주는 혜택을 잘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