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불륜 사건에 대해 일반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리 봐도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보다 여러 면에서 못해 보이는 여성들에게 우즈가 왜 그렇게 빠져들었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우즈의 부인 노르데그렌은 스웨덴의 명문 룬드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지적 능력이 탁월한 데다 미모 또한 출중하다.
일부 스타플레이어들의 문란한 여성 편력은 1991년 미국프로농구(NBA)의 매직 존슨이 에이즈 양성반응 판정 사실을 공표하면서 적나라하게 알려졌다.
NBA 사상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꼽혀 '매직(마술)'으로 불리는 존슨이 에이즈에 걸린 것은 많은 여성들과의 관계 때문으로 밝혀졌다.
당시 NBA 스타 선수들에 대해 여성 팬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육탄 공세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여성 팬은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가 묵는 호텔의 방 열쇠를 호텔 관계자에게 거금을 주고 구해 방에 침입해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 선수를 맞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니 한창 혈기 넘치는 선수들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 그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여자를 안 좋아한다"는 놀림까지 받았다고 한다.
박지성의 동료 선수들 중 몇 명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클럽 등을 드나들며 부적절한 처신으로 자주 가십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개인훈련에 집중하거나 현지 교민으로부터 1주일에 2~3번씩 영어수업을 받는 등 착실하게 생활하고 있다.
박지성이라고 왜 이성에 관심이 없을까. 또한 영국 여성 팬 중에 박지성에게 노골적으로 대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세계 스포츠 계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 스타들 중 중 여자 문제로 스캔들에 휩싸인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활약 중인 최경주(나이키골프)와 양용은(테일러메이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일본프로야구의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매직 존슨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을 밝힌 뒤 치료에 전념해 18년이 지난 현재는 거의 완치 수준으로 몸이 회복됐고 사회봉사 활동을 하면서 건전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계속 스캔들이 확산되고 있는 우즈는 과연 앞으로 '골프 황제'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까.
사형 선고보다 더 무서운 천벌로 여겨지던 에이즈 감염 사실을 솔직히 밝히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존슨처럼 우즈도 부인과 팬들 앞에서 진정으로 '죄'를 뉘우치고 새롭게 골프채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권순일 | 동아일보 스포츠사업팀장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