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일대의 가정에서는 토요일 저녁이면 가족들이 'SK장웬방' 프로를 보기 위해 TV 앞에 모여듭니다. 베이징 지역 고교생 중 90% 이상이 월 1회 이상 이 프로를 본다고 합니다.
국내의 '장학퀴즈'와 똑같은 장웬방이 이번에 1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중국 고교생 3000여명이 출연했다고 합니다. 6주 연속 우승자들이 자웅을 겨루는 연 장원전 출전자 30여명 전원이 중국이나 해외의 명문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장웬방 프로를 10년째 진행해온 슈춘리 베이징TV 아나운서는 "장웬방은 중국 인재의 산실"이라고 자랑합니다.
또 단기에 효과를 내려고 하지 않고 10년 이상 꾸준히 후원해 중국인들이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관계'를 다졌다는 점에서도 좋은 전략으로 평가 받습니다. 중국 같은 고속성장 사회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죠. 중국에서 똘똘하다는 중고교생들이 장웬방 프로 출연을 소망하고 있습니다. SK는 이 프로를 통해 고급인력 후보들과 강한 유대를 맺을 수 있습니다.
SK는 1990년대 초 중국에 진출했다가 일부 투자사업이 진척되지 못해 주춤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커가는 중국 시장을 '21세기 핵심 전략지역'으로 꼽을 수밖에 없었고 단기 승부가 아니라 장기 진출을 위해 그림자 홍보 전략도 동원하게 된 것입니다.
SK는 작년 쓰촨 대지진 때 구호활동에 앞장섰고 피해 학생들이 임시천막에서 공부하는 걸 보고 학교도 지어주었습니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우호림' 조성사업도 펼칩니다. 수많은 중국시장 진출 전략이 있겠지만,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오래 가고 효과도 클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