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창립 54주년을 맞는 신영증권은 ‘꾸준함’으로 고객과 소통한다. 외형 확장보다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경영방침이 38년 연속 흑자의 비결로 꼽힌다. 사진 제공 신영증권
신영증권은 1956년 당시 대한증권거래소와 같은 해에 설립됐고 1971년 이후 3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직원 수 600명으로 중소규모 증권사에 속하는 신영증권이 알찬 실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고객에게 심어준 ‘신뢰’다. 회사 명칭의 배경이 되기도 한 경영이념 ‘신즉근영(信則根榮)’은 고객의 신뢰가 곧 회사 번영의 근간이라는 뜻이다. 신영증권 측은 고객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10년 이상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장기고객이라고 설명했다.
○ 증시 활황에도 외형보다는 내실
하지만 신영증권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영업방침을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산관리 중심으로 바꾼 것. 그때부터 신영증권에는 ‘약정 목표’와 고객 확보를 위한 대대적 캠페인이 사라졌다. 대신 고객의 투자자산이 얼마나 잘 분산돼 있는지,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영업사원의 평가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는 대형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올라설 수 없기 때문에 떼밀리다시피 선택한 패배주의적인 영업방침이 아니었다. 신영증권은 거래하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 장기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2003년 모든 금융기관에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이 의무화되기 4년 전인 1999년 원격 백업센터를 설치했다. 또 2004년에는 키보드 해킹으로 고객 비밀번호나 계좌번호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키보드 보안 인증제도를 업계에서 두 번째로 도입하기도 했다.
멀리 내다보는 이런 투자는 38년 연속 흑자 달성으로 이어졌다. 신영증권의 수익구조는 △브로커리지 24% △고객자산관리 15% △IB 33% △자기매매 28%(이상 올해 3월 말 기준)로 황금분할돼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권업계 평균인 53%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현금 유보율은 820.4%로 증권업계 최상위권이며 주당순이익, 주당순자산 등 단위당 생산성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 가치투자라는 브랜드 선점
신영증권은 고객서비스의 토대가 되는 직원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등반대회 등을 자주 연다. 사진 제공 신영증권
신영증권 자회사인 신영자산운용은 허남권 상무가 13년째 변함없이 가치투자 문화를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히트 상품인 신영마라톤펀드는 설정된 지 7년이 지났지만 같은 운용인력이 최초의 운용 철학 아래 관리하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며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신영증권은 고객이 10년 고객이듯 직원도 한 번 채용하면 장기간 근속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회사 임원진 가운데는 20년 가까이 재직한 임원이 많다. 최근 업무 영역 확대로 경력 및 신입직원 채용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이 업계 평균 수준으로 낮아지자 직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행사를 자주 연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km 트레킹 행사를 개최하고 자녀 초청 직장 체험, 당구대회, 자선 바자회, 겨울 산행, 호프데이 등도 단골 이벤트로 꼽힌다. 세무, 부동산, 금융상품 등 각 분야의 연수 프로그램을 사내외에 설치해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회사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고객과 공유하는 게 결국 직원이기 때문에 평소 직원 간 화합을 강조하고 우수인력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1956. 2 신영증권주식회사 설립
―1987. 8 증권거래소 상장
―1996. 8 신영투자신탁운용 설립
―1998. 5 증권감독원 선정 최우수 증권사 5년 연속 선정(1994∼1998년)
―1999. 12 업계 최초 전산백업센터 구축
―2002. 8 금융감독원 선정 최소 민원발생 증권사(2001년과 2002년 각각 상반기)
―2006. 2 증권선물거래소 주최 2005 우수 컴플라이언스 회원상 수상
―2006. 2 제1회 한국CEO그랑프리 증권부문 대상 수상
―2008. 1 한국투자자교육재단 조사, 2007년 모범 펀드판매회사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