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 총 33개 조성 계획유량 변화-단면 등 고려경사 완만한 작은 하천 만들어수위 낮아 ‘새들의 식탁’우려무분별 낚시 방지도 과제
1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의 하천 곳곳에 설치한 어도는 800개가 넘는다. 하지만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제 기능을 못한 채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된 지 오래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어도가 인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치열해지고 있다. 4대강에는 모두 33개의 어도가 들어설 예정인데 일부 환경단체들은 제 기능을 못하는 어도로 인해 물고기의 이동이 막혀 생태계가 단절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어도를 만들면 생태계가 파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어도 설계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기존 어도들은 대부분 형식적인 기준만 맞췄을 뿐 하천의 지형, 경사도, 계절별 유량 변화 등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고 만들었다. 이 때문에 물고기가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경사가 가파른 어도, 물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갈수기에는 콘크리트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는 어도가 적지 않다. 홍수 때 모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오면 어도가 막혀 버리기도 한다. 기능을 하는 어도라도 흐르는 물의 깊이가 얕으면 물고기들이 쉽게 노출돼 새들이 어도에서 물고기를 집중적으로 잡아먹는 현상이 나타난다.
일부 환경단체들은 이런 점을 들어 4대강에 어도를 설치하면 무용지물이 되거나 생태계를 교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토부는 4대강의 어도에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는 만큼 과거와 같은 실패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 옆에 별도로 작은 하천을 만들어 어도로 활용하는 ‘인공하천 어도’를 14곳 설치하기로 했다. ‘작은 하천=어도’인 셈이다. 자연석으로 만들고 수초 등도 심는다. 인공하천 어도 중 짧은 것은 300∼500m 정도지만 영산강 승촌보(1.9km)나 죽산보(4.2km) 주변의 어도처럼 긴 것도 있다.
대림산업이 시공하는 한강 이포보의 어도는 길이가 500m, 폭은 3∼5m다. 경사도는 300m 길이에 1m가 높아지도록 한다. 계절별로 유량이 달라져도 어도로 계속 물이 유입되도록 어도 입구와 출구를 깊이가 다른 세 갈래로 만들 계획이다. 갈수기에는 깊은 통로로 물이 계속 흘러들어 갈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담당하는 금강 금남보의 어도는 상류 구간에 볼록한 구조물을 만들어 물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 “어도 유량 확보, 물고기 포획 막아야”
어도를 친환경적으로 만들더라도 생태계에 미치는 부작용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공하천 어도를 만들더라도 갈수기 때는 어도로 유입되는 물이 줄어들 수 있고, 어도가 물고기를 노리는 새들의 ‘식탁’이 될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어도를 연구하고 있는 경북대 토목공학과 이영재 교수는 “산천어, 연어와 같은 회귀성 어종이 상류로 이동하는 시기는 갈수기인 경우가 많다”며 “어도로 물을 끌어오는 시설을 설치하고 어도를 복층 구조로 만들어 물고기들을 조류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갈수기 때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근 주민들이 어도에서 낚시를 하거나 그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대량으로 잡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인공하천 어도 ::
원래 있던 강 밖으로 샛길처럼 작은 하천을 만들어 물고기 등이 다닐 수 있도록 한 어도. 부드러운 곡선 형태에 경사가 완만하고 폭에도 변화를 준다. 자연석을 이용하고 수초도 심는다. 기존 어도는 계단식 등의 인공구조물이지만 인공하천어도는 소하천 자체를 이용하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