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한 대화/김종광 지음/202쪽·8000원·문지 푸른문학
작가는 두 청소년이 각각의 주제들을 놓고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으로 소설을 구성했다. 마치 청소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보고서 같기도 하다.
‘피울까 부러뜨릴까’는 흡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연인 사이인 두 등장인물 중 여학생은 흡연자다. 남학생은 금연과 이별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여학생은 둘 모두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한다.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 위선적인 기성세대의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는 청소년 흡연 문제의 실상을 지적해 간다.
작가는 “어쩌면 어른들을 위해 이 책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청소년이 아니라 어른들의 각성을 촉구하고자 했던 건 분명하다”며 “이 책이 ‘진정으로 착한 것’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촉발하는, 소박한 안내서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 속의 대화들은 비속어와 은어가 난무하기도 하고, 충격적인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제목처럼 착하기만 한 대화는 결코 아니지만 ‘착하다’ ‘착하지 않다’는 판단 역시 청소년에 대한 어른들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의 반영일 수 있음을 일러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