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천국 아닌 기술중국 ‘차이테크(China+Technology)’가 온다
비야디는 1995년 휴대전화 배터리 생산업체로 출발했지만 이후 특유의 해외상품 모방력,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노동력,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현재 비야디의 연구·기술자는 1만 명에 이른다.
‘차이테크(China+Technology)’의 공습이 시작됐다. 중국을 예전처럼 값싼 저질 제품을 생산하는 지구촌 생산 공장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국은 10년 이상 지속된 고도 경제성장과 내수시장 확대를 발판 삼아 첨단기술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들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내수시장을 해외에 내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올해 중국통계연감에 따르면 2004∼2008년 중국의 과학기술 역량은 △투자금액 △연구인력 △특허건수 △관련 교역액 등 전 영역에서 2배 규모로 급성장을 이뤘다. 올 초부터는 자동차, 전자정보, 철강, 조선 등 10대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진흥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과감히 쳐내고, 유망기업을 중심으로 중국을 대표할 독자 브랜드를 키우는 작업이다. 10대 산업은 현재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들과 겹친다.
해외 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공유 요구도 거세다. 중국은 자국에 들어온 해외 기업들에 △연구개발(R&D)센터 설립 △중국형 독자 모델 개발 △해당 모델의 기술권 공유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확보한 첨단기술 분야 인력 풀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한 한국과 달리 중국은 대학원 졸업자의 약 41%가 이공계 전공자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베이징사무소 권성용 수석연구원은 “최근 중국은 자국 기업의 기술역량을 강화하는 데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며 “전자, 철강, 조선 분야에서도 제2, 제3의 비야디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