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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권희]채용시장 ‘아이폰 효과’

입력 | 2009-12-12 03:00:00


미국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소프트웨어(SW) 업종의 채용공고가 부쩍 늘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는 12월 초 한 주 동안 SW 업종에서 800건 이상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SW 채용공고는 8월엔 1397건으로 전체의 9.4%에 불과했으나 11월엔 1812건, 전체의 12.2%로 증가했다. 아이폰에 대항하는 삼성의 옴니아2, LG의 오즈폰 같은 국내 스마트폰들도 응용 SW를 활용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전문 업체의 SW 개발자 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SW 개발자들은 아이폰을 위해 무엇을 할까. 세계적인 사례가 대학원생이며 파트타임 개발자인 엘리자 블록(여)이다. 그는 낱말을 맞히는 크로스워드 퍼즐 게임을 6개월 만에 개발해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응용 프로그램 온라인 상점)에서 팔아 한 달에 6만 달러(약 7000만 원)이상을 벌고 있다. 퍼즐을 내려받는 사용자가 5.99달러를 내면 애플이 30%를, 개발자가 70%를 받는다. 작년 성공사례로 꼽힐 당시 이 게임의 매출은 32위였다. 작년 7월 개설 이래 초고속 팽창 중인 앱스토어는 ‘대박’이 가능한 시장이다.

▷앱스토어에 올라 있는 국내 개발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그중 컴투스의 ‘이노티아연대기2’와 게임빌의 ‘제노니아’ 게임이 큰 인기다. 게임의 다운 실적에 따라 이 회사 주가도 함께 움직일 정도다. ‘아이폰 비즈니스’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 일본인 인디창업자 야마시키 준이치로는 ‘돈 버는 모바일 아이폰 앱스토어’(랜덤하우스코리아)라는 책에서 “앱스토어에서 꿈을 실현시키자”고 외친다. 그는 아이폰에 건반을 띄워주고 눌러 연주할 수 있게 하는 2.99달러짜리 ‘마네트론’ 프로그램으로 히트를 쳤다.

▷앱스토어는 애플만 있는 게 아니다. 삼성과 LG도 있고 SKT의 ‘T스토어’, KT의 ‘쇼앱스토어’도 점포를 열었다.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구글의 ‘안드로이드스토어’나 유럽에서 유행하는 노키아의 ‘오비스토어’도 있다. 앱스토어의 SW 중 20%가량이 무료지만 유료 SW는 복제가 안 되므로 개발자의 수익이 보호된다. 흔한 게 1∼2달러짜리로 단가가 싸지만 세계의 사용자들에게 접근이 쉽다. 앱스토어가 수년간 잠자고 있던 국내 SW 개발업계를 깨웠다. 성공스토리가 기대된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