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衛(위)나라에서 경쇠를 두드려 연주하는데, 삼태기를 메고 공 씨의 문 앞을 지나가는 자가 있어서, 그가 듣고서는 “천하에 마음이 있구나, 경쇠를 두드림이여”라고 했다
擊磬은 경쇠를 두드려 연주함이니, 磬은 樂器의 일종이다. 荷(괴,궤)는 삼태기를 메고 있다는 말로, 荷는 負荷(부하)다. 孔氏之門은 공자가 머물고 있는 집의 문을 가리킨다. 有心은 천하를 걱정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혹은 음악으로 백성을 교화하려는 마음을 지녔다고도 풀이한다. ∼哉, ∼乎는 모두 감탄종결사다. 擊磬有心이라는 말을 도치하고 분절해서 어조를 강화했다.
하궤자는 공자의 경쇠 연주를 듣고 그 音色에서 ‘마음에 품은 것이 있음’을 간파했다. 보통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 하궤자는 ‘시경’의 ‘考槃(고반)’편에서, 산골짜기에 은둔하며 스스로 즐기는 은자에 견주어진다. 이 시는 衛나라 莊公(장공)이 선대의 업적을 잇지 못하자 현명한 이들이 산골짜기에서 곤궁하게 살고 있는 것을 풍자했다. 공자는 천하에 道가 행하지 않음을 우려하면서도 산속으로 은둔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인가? 다음 호에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