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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팬텀 씨]Q: 발레 공연때 녹음한 연주를 트는 경우도 있나요

입력 | 2009-12-17 03:00:00


Q: 발레 공연때 녹음한 연주를 트는 경우도 있나요

―발레 공연을 할 때 음악은 연주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연주하나요? 경우에 따라 사전에 녹음한 연주를 틀기도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종원·31·서울 용산구 청파동)

A: 규모 작은 공연-모던 발레에서 주로 사용

발레 공연에서 듣게 될 음악이 오케스트라의 현장 연주인지 사전에 녹음된 MR(Music Recorded)인지 알려면 입장할 때 나눠주는 전단을 보면 됩니다. 대작 공연은 대개 오케스트라가 현장에서 연주하지만 중소공연이나 지방공연은 MR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예술인 무용공연에 미리 녹음한 음악이 흐른다? 물론 이상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발레단이 불가피하게 MR를 쓴다 해도 녹음에 공을 들이는 편입니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녹음실에서 녹음한 후 춤의 템포에 맞게 속도를 맞추는 후속 작업을 합니다.

발레 공연에 매번 오케스트라를 쓸 수 없는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50명 인원의 오케스트라를 동원할 때 드는 비용이 그날 무대에 오르는 무용수들의 출연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해요. 무용수로서는 연습할 때와 똑같은 MR가 더 편한 게 사실입니다. 지휘자나 연주자에 따라 같은 음악이라 하더라도 리듬, 빠르기, 템포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특히 모던발레는 MR를 더 선호합니다. 한 박자에도 다양한 동작을 구사해 즉석연주로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담감은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집니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왕자 호동’ 공연에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했던 박태영 지휘자는 “무용수에 따라 턴이나 점프 속도가 다르고 그날그날 관객의 반응도 무용수의 동작에 영향을 미친다”며 “발레 공연에서 음악은 어디까지 받쳐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음악이 춤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발레공연 때 오케스트라는 무대와 객석 사이 관객석보다 낮은 지하의 피트(pit)에 위치합니다. 객석에서 보면 지휘자의 머리만 튀어나올 뿐 오케스트라를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연주자들은 연주를 쉴 경우 다른 공연보다 편하게 있는 편입니다. 얼마 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른 ‘왕자 호동’ 공연에선 남녀 주인공이 침대 위에서 애정장면을 연기할 때 연주를 쉬고 있던 연주자들이 무대 코앞으로 몰려가 관람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는군요.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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