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피천득(1910∼2007)의 외손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 씨(24·사진)가 16∼18일 한국에서 첫 솔로 리사이틀을 연다.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리사이틀에서 브람스 소나타 3번, 베토벤 소나타 5번, 쇼팽의 녹턴 등이 저마다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람스 소나타 전곡을 수록한 데뷔 앨범(소니 클래시컬)도 8일 나왔다.
재키브 씨는 피천득 씨의 대표 수필 중 하나인 ‘서영이’의 주인공인 피서영 미국 보스턴대 교수(물리학)와 우크라이나계인 로만 재키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물리학)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을 외할아버지와 함께 보냈습니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음악회 영상을 함께 즐겼죠. 같이 체스를 둔 기억도 선명해요.”
그는 하버드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뉴잉글랜드음악원을 졸업했다. 2002년 유망 젊은 연주자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았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지난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씨가 이끄는 앙상블 ‘디토’의 멤버로 한국 관객에게 이름을 알렸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