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의 목욕문화
집에서도 가능한 독특한 스파법으로 피로를 풀어보는 건 어떨까?
박재현 코아한의원 원장은 “겨울철에는 근육이 수축해 긴장상태이기 쉽다”면서 “이럴 때 적절한 목욕이나 홈스파는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줘 초기 감기 증상이나 두통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비누나 샤워 젤로 몸을 씻어내는 목욕 이상의 스파는 지역별로 독특한 문화를 담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다양한 목욕문화를 알아봤다.》
○ 증기로 몸을 데우는 터키식 하맘 스파
터키에서는 ‘탕’이 아닌 ‘증기’로 각질을 불리고 ‘타월’이 아닌 식물성 숙성 비누로 이를 제거한다. 터키의 이런 방식은 ‘하맘’이라 불리는데 고대 로마시대 유적지 곳곳에서 하맘을 위한 공중목욕탕이 발견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목욕법이다.
How To: 집 안에서도 간단히 하맘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욕실 문을 닫고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으면서 밀폐된 공간 가득히 수증기를 채우는 것이 첫 번째다. 욕실에 간이 의자나 매트를 깔고 온몸에 땀이 맺히기를 기다렸다 식물성 입자로 만들어진 비누를 온몸에 도포한 후 5∼10분간 모공이 열리길 기다린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해면 또는 샤워 타월을 사용해 식물성 비누를 문지르면 비누에 들어 있는 식물성 입자들이 몸에 닿으면서 묵은 각질들이 제거된다. 이때 무리하게 힘을 주어 밀지 말고 부드럽게 근육을 이완시키는 느낌으로 문질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목욕을 마친 후 보습 제품을 간단하게 발라주면 된다.
유기농 화장품 멀티숍인 온뜨레에서 최근 출시한 나뛰렐도리앙의 ‘블랙솝’은 터키식 목욕에서 사용하는 식물 숙성 비누와 동일한 방식을 거쳐 만든 천연 각질 제거 비누라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몸과 얼굴 모두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 투명한 피부 만드는 일본 사케 목욕
How To: 주말을 활용해 집에서 사케 목욕을 할 때에는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사케를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입욕에 알맞은 물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0도 정도이며 사케의 양은 60∼70mL 정도가 적당하다. 물 온도를 측정하기 힘들다면 팔꿈치를 담갔을 때 약간 뜨거운 정도로 맞추면 된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녹차나 물 등을 통해 몸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발, 하반신, 상반신 순으로 넣은 뒤 10분 정도 입욕하고 20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입욕하는 방식으로 2, 3회 반복하면 갑작스러운 체온 상승으로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온몸을 담그는 것보다는 가슴 정도의 높이로 반신욕만 하는 것도 방법. 반신욕은 전신욕보다 좀 더 원활하게 땀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 인도식 ‘아유르베다’ 홈스파
이와 관련해 아유르베다 콘셉트의 화장품 브랜드 ‘쑨다리’의 전선하 홍보담당자는 “아유르베다는 약효 성분을 지닌 식물성 오일로 온몸을 마사지하면서 몸의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아로마세러피 요법”이라며 “마사지와 함께 깊은 호흡과 명상을 수반하면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유르베다식 스파는 마사지, 입욕, 몸 씻기 등 총 3가지 스텝으로 나뉘어져 있다.
How To: 전문가들은 집에서 간략한 체험을 해 보고 싶다면 온몸에 식물성 오일을 바른 후 강한 지압보다는 천천히 피부결을 따라 부드럽게 눌러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마사지는 아래에서 위로, 밖에서 안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팔의 경우 손가락 끝에서 어깨 방향으로 마사지하는 것이 좋다. 허벅지는 체지방이 쌓이기 쉬워 여성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마사지 부위인데, 무리하게 꼬집거나 주무르기보다는 손바닥을 이용해 밑에서 위로 끌어올리듯 마사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의 결 방향을 따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몸이 붓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아로마 오일을 직접 발라주는 것 외에 ‘향’을 맡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뜨거운 물에 에센셜 오일을 1, 2방울 떨어뜨리고 그 증기를 흡입하는 것도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 스웨덴식 모공 조이기 마스크
목욕 및 스파 체험 후에는 확장된 상태의 모공을 다시금 조여 주고 피부에 탄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샤워는 되도록 뜨거운 물을 피하는 것이 좋고 피부에 탄력을 주는 보디 로션이나 크림 등을 사용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 목욕 후에는 피부에 순하면서 모공 속에 남아 있는 노폐물을 제거하는 천연 팩이 효과적인데 스웨덴 여성들의 전통 미용법인 달걀흰자 팩이 대표적이다.
How To: 집 안에서 직접 달걀흰자팩을 만들 때에는 달걀에서 흰자 부분만을 걸러내 수저 등으로 저어주면서 몽글몽글한 거품을 낸다. 얼굴에 발라도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의 거품 상태가 되면 눈과 입 주위를 제외한 얼굴에 발라주고 팩이 어느 정도 건조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완전히 건조되기 전에 미온수로 부드럽게 팩을 씻어내고 화장수로 피부결을 정돈해준다.
평소 코 주변의 거뭇거뭇한 피지들이 고민이라면 얼굴 전체가 아닌 코 주변만을 위한 부분 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단 건성피부의 경우 달걀팩을 너무 자주 할 경우 피부에 꼭 필요한 피지까지 제거돼 얼굴에 당김이 올 수 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