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원장 23차례나 살해 시도도의사-연예인등 71명 입건
정신수양 단체를 자처하는 광주 H수련원 회원 70여 명이 살인미수, 마약을 사용한 엽기행각으로 무더기로 입건됐다. 회원들은 수련 활동이라고 주장하지만 각종 범죄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 엽기 범행 사례
광주 북부경찰서는 17일 H수련원 회원 정모 씨(53) 등 71명을 살인미수,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 등은 2007년 1월경 광주 북구 한 건물 5층 수련장에서 원장 이모 씨(55·여)에게 청산가리가 든 커피를 마시게 하는 등 3년 동안 모두 23차례에 걸쳐 이 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씨를 살해한 뒤 수련원 재산을 가로채려 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 태연한 자백에 당황한 경찰
정 씨 등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수련 과정’이라며 태연해했다. 특히 형사들에게 “수련을 하면 사랑과 재산 욕심을 점 안에 집어넣어 극복할 수 있다”며 수련원 무료 가입을 권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정 씨의 주장과 달리 일부 회원들은 혼음 사실이 알려져 가정 파탄 위기에 놓였던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들이 자신들은 순수하다고 주장하지만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불구속 입건한 것은 소량의 청산가리를 지속적으로 먹여 살해하겠다는 등 상식에서 벗어난 살인 수법을 사용한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연예인, 교사, 의사, 은행원도 연루
경찰은 또 이들이 범행을 벌이면서 사용한 마약이 수련원 회원으로 있던 의사 2명으로부터 공급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수년 전부터 H수련원과 다른 단체 회원 간에 각종 폭력사건이 발생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