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터서 아르바이트 하더라” 미국까지 쫓아간 ‘사생활 침해’
美 댄스대회 참가 동영상 등
일거수일투족 추적해 보도
사적영역 공개 어디까지
‘사이버공간 윤리’ 숙제 남겨
재범의 최근 모습이 담긴 영상을 캡처한 화면. 1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재범이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비보이 대회에 참가해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재범이 인기 아이돌 그룹 2PM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지 어느덧 3개월이 넘었다. 하지만 그가 비보이 대회에 참가한 영상이 인터넷에서 주요 화두가 될 정도로 재범의 일거수일투족은 여전히 관심을 모은다. 대회 우승 소식이 한국에 전해진 15일 재범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검색어 순위 5위에 올랐다. 인터넷 매체들이 보도한 관련기사만도 70여 건에 이르렀다.
지난달 25일에는 케이블채널 tvN이 ‘재범이 현지 카센터에서 타이어 교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소식을 전해 사생활 침해 논란에 불이 붙었다. tvN은 카센터를 직접 방문해 재범이 일하는 것을 봤다는 주변인을 촬영한 뒤 이를 방영했다. 방송이 나간 뒤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사생활 침해’라며 항의하는 팬들의 글 수천 개가 올라왔다.
재범의 최근 모습이 담긴 영상을 캡처한 화면. 1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재범이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비보이 대회에 참가해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재범은 결국 9월 8일 2PM을 탈퇴했다. 재범의 출국을 막기 위해 공항에 모였던 수천 명의 팬들은 이후 JYP 건물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오프라인으로 그 여파가 이어지며 많은 논란거리를 남겼다.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 관리 실태,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국적 해외 교포의 정체성 논란,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 여론의 영향력과 날로 힘을 발휘하는 팬덤 현상 등이 그것이다. 연예인 등 유명인이 미니홈피나 마이스페이스에 남긴 글, 사진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사생활 침해인지를 두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사이버 공간에서 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대중의 미숙한 심리와 사생활 침해가 논란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