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차의 눈을 달랜다/김경주 지음/144쪽·8000원·민음사
◇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김민정 지음/132쪽·7000원·문학과지성사
시 동인 ‘불편’에서 함께 활동하는 동갑내기 두 시인이 시집을 나란히 출간했다. ‘불편’은 전통 서정시 편향에 문제의식을 공유한 젊은 시인들이 이른바 ‘불편한 시’를 공유하고, ‘불편한 세상’과 소통을 도모한다는 뜻에서 2002년 결성한 동인이다.
김경주 시인(33)의 ‘시차의 눈을 달랜다’는 그의 세 번째 시집이자 제28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시집. 장르를 혼종하며 언어실험을 극단까지 몰고 갔던 두 번째 시집 ‘기담’보다 좀 더 편안하고 감각적으로 읽히는 시들을 수록했다. 서문에서 시인이 “여기를 ‘시차(時差)의 사회’라고만 부를게”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공간과 시간, 기억의 격차에서 오는 그리움과 불안 애도의 감정들을 멀미, 현기증, 여진 같은 ‘시차’의 개념으로 형상화한다. 곳곳에서 시인의 예민하면서도 감성 넘치는 통찰을 접할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