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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경제성과로 지지율 U자 반등

입력 | 2009-12-19 03:00:00

이명박 대통령 오늘 대선승리 2주년




취임초 수준 거의 회복
2년차 인기 크게 떨어진
노무현-DJ-YS와 차이
내년 3년차 성적은

 


이명박 대통령이 19일로 대선 승리 2주년을 맞는다. 집권 첫해 미국산 쇠고기 촛불시위와 ‘강부자 정권’ 논란 속에 시련의 나날을 보낸 이 대통령은 2년차를 맞아 상대적으로 정권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졌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집권 초반 추락한 대통령 지지율도 2년차에 들어선 40∼50%로 회복됐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와 4대강 논란, 여권 내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갈등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 집권 초 지지도 회복

이 대통령의 지난 2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국정수행 지지도다. 여론조사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정권 출범 당시의 지지도를 거의 회복했다.

리서치앤리서치(R&R)가 1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도는 45%(긍정적 평가 기준)로 집계됐다. 이 기관이 조사한 작년 3월 이 대통령 지지도는 53.2%였다.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지난달 28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지지도는 46%로 집계됐다. 작년 3월 조사(52.7%)와 비교해 6.7%포인트 차에 그친다.

이 대통령의 지난 2년간 지지도의 특징은 역대 정권과 달리 ‘U자형’ 커브라는 점이다. 작년 촛불시위 때 20%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6월 이후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을 표방한 뒤 집권 초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율(이하 한국갤럽 조사)은 집권 초 80%대에서 2년차 마지막 시기엔 30%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70%대에서 50% 안팎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80%에서 40%대로 떨어졌다.

○ 안착인가, 턱걸이인가

이 대통령 지지도 추이가 특이한 것은 무엇보다 작년 상황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지율이 너무 떨어진 탓에 기저효과(Base Effect·비교 대상 기준이 너무 낮아 착시효과 발생)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작년과 같은 대혼란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 지지도가 50%대에 육박함에도 10월 재·보궐선거에서 고전한 이유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10월 재·보선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대통령을 감성적으로 좋아하고 지지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정서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아직까지는 ‘격려성 지지’로 봐야 할 것 같다. ‘열심히 하는 건 알겠다. 하지만 미덥진 않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지도가 집권 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40대, 화이트칼라, 수도권 거주자, 중산층인데 이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에 민감하다”며 “경기 회복 등의 효과로 지지층이 재결집했다”고 봤다. 정치컨설팅사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호감은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달픈 부분을 위로해주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와 친서민 정책으로 두 축을 지탱하고 있다”고 했다.

○ 집권 3년차 향방은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한선에 올랐다는 관측이 많다. 결국 집권 중반기에는 이를 어떻게 관리해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우선 세종시가 내년 지지도를 결정할 키워드로 꼽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 문제는 지방선거까지 갈 이슈”라며 “국민 전체로는 세종시 원안 수정에 대한 지지가 높은데 이를 잘 처리하지 못하면 정권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민 대책의 구체적인 대안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다. 또 다른 핵심 당직자는 “지금까지는 친서민 중도실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지율이 올랐지만 내년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친서민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