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도착하자마자선진-개도국 모아 비공개회의“올림픽 유치실패 재연” 우려도
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모인 세계 192개국 정상 및 협상대표의 눈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최종일까지 합의문 작성과 관련해 얽힌 매듭을 오바마 대통령이 풀어주기를 바랐던 것.
오바마 대통령도 이 같은 책무를 의식한 듯 예정됐던 스케줄을 변경했다. 당초 그는 코펜하겐에서 개최국 덴마크,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처 개도국 지원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던 중국, 그리고 러시아, 브라질의 정상만 만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도착 즉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선진국 및 브라질 러시아 방글라데시 같은 개발도상국 그리고 한국 등 17개국 정상 및 중국 협상대표와 합의문 도출을 위한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고 AP통신은 이날 전했다.
미 정부와 민주당도 오바마 대통령을 측면 지원했다. 그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개도국 지원 1000억 달러 펀드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협상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클린턴 장관의 발표 시간까지 조정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하원 상임위원장 다수 등 민주당 지도부도 전날 코펜하겐에 도착한 뒤 개도국 그룹인 G77 협상대표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