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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이 파악한 韓 전총리와 곽영욱씨 관계

입력 | 2009-12-19 03:00:00

“1998년 여성단체 후원자로 친분 쌓아
2006년 공관서 오찬 함께한 뒤 돈받아”




검찰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69·구속 기소)이 10여 년 넘게 친분을 이어온 사이로 파악하고 있다. 종종 식사 모임을 갖기도 했고,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는 것. 그런 만큼 큰 부담 없이 인사 청탁을 하고 돈을 건넬 만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체포영장 등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을 1998년에 처음 만났다. 당시 대한통운 부사장이었던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가 활동하던 한국여성단체연합에 행사장 경비를 지원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한 전 총리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한 2004년 4월에는 100만 원의 후원금을 낸 적도 있다. 곽 전 사장은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공기업 사장 등에 취임하기 위해 유력 인사들을 접촉해 오다 총리로 재직하던 한 전 총리에게도 선을 댔다.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여러 차례 “놀고 있어 답답하니 공기업 사장으로 취업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2006년 12월 20일 한 전 총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1층 식당에서 곽 전 사장과 지인들을 초대해 오찬 자리를 마련했다. 검찰은 이때 한 전 총리가 식사를 하며 참석자들에게 대한석탄공사 사장에 곽 전 사장을 추천하고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오찬이 끝난 뒤 다른 참석자들이 먼저 자리를 뜨고 나와 한 전 총리만 남았을 때 2만 달러와 3만 달러를 각각 넣은 편지봉투 2개를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식사를 하며 나눈 대화와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의 관계 등을 미뤄볼 때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석탄공사사장직 선임에 힘을 써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곽 전 사장은 당시 석탄공사사장 자리에는 가지 못했고,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됐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