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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에서 서울까지 무임승차

입력 | 2009-12-22 18:14:38


울산에 있는 한 중국집에서 배달부로 일하다 최근 일을 그만둔 오모 씨(38)는 전국 곳곳을 떠돌며 일자리를 찾았다.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자 오 씨는 부모님이 계신 경기 남양주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 씨는 변변한 직장 없이 부모님을 만날 생각을 하니 답답했다. 20일 오전 1시경 술에 잔뜩 취한 오 씨는 경북 칠곡군에서 택시를 잡았다.

"경기 남양주로 가주세요." 택시기사 박모 씨(51)는 "요금이 꽤 나올 텐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무임승차 전과만 11차례나 되는 오 씨는 "괜찮다"며 기사 박 씨를 안심시켰다. 가는 도중 마음이 바뀐 오 씨는 예전에 근무했던 서울 종로구 창신동 한 여관을 찾아가기로 했다. 하룻밤 묵으면서 일자리라도 찾아볼까 해서였다.

오전 4시 40분경 오 씨는 서울에 도착했다. 칠곡에서 서울까지 택시로 260㎞를 달려 나온 요금은 심야 할증까지 더해 34만600원.

오 씨가 갑자기 "택시비를 줄 수 없다"며 배짱을 부리자 기사 박 씨는 실랑이를 하다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22일 상습적으로 무임승차를 한 오 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