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국무총리는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으로 언론에 자주 노출된다. 이에 총리실 참모들은 "머리가 너무 자주 날린다. 학자풍을 벗으려면 머릿기름을 좀 바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나는 그런 걸 바른 적이 없다"며 버텼다고 한다.
정 총리가 9월 말 취임한 뒤 3개월이 흘렀지만 총리실 안팎에선 "아직까지도 정 총리가 대학교수 티를 벗지 못한 것 같다"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워 오히려 차별화를 가질 수 있다"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19~20일 충청권을 네 번째 방문한 정 총리의 연설 솜씨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듯한 정 총리의 연설이 너무 단조롭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선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카리스마와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하지만, 정 총리 측근은 "솔직해 보인다. 주민들을 설득할 때 진정성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정 총리는 취임 초 고위공무원을 위해 정부청사 안에 깔아 놓은 붉은 카펫을 피해 걸어 다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요즘에도 장관이나 국회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한다. 때로는 상대방의 비서가 정 총리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랄 때도 있다. 정 총리는 자주 사석에서 "서울대 교수 시절에 자주 다녔던 방배동 카페들을 찾고 싶은데, (경호문제 등 때문에)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이유종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