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레지던트 지원 ‘전공과목 쏠림’ 여전“월급 올라도 장래 불확실”외과 등 올해도 미달사태… ‘알바’ 뛰며 재도전 늘어
“원치 않는 과에 가기보다는 한 해 더 준비를 하는 게 낫다 싶더라고요.” 그는 검진센터나 요양병원 등의 일반의로 일하면서 내년 다시 응시할 계획이다. “일반의 월급이 병원에 따라 500만 원대에 이를 만큼 나쁘지 않지만 잠시 임시직으로 일해야 한다는 불안감은 있죠. 그래도 삼수를 하는 친구들도 있으니….”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는 김모 씨(27)는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했다. “2008년도 레지던트 모집 당시 성형외과에 지원을 했는데 바로 떨어졌죠. 고민하다 수료예정인 인턴과정을 일부러 중도에 포기하고는 그냥 군대에 왔습니다.” 인턴 성적과 필기시험, 면접 등으로 레지던트 심사가 이뤄지는데 이왕에 떨어졌으니 인턴 성적이라도 올리자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탈락한 남자 동기 중 절반 이상은 자신처럼 인턴 수료를 포기하고 군대에 왔다고 했다. “물론 제대를 하고 돌아가 힘든 인턴 생활을 다시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지만 인턴 성적을 확실히 올려서 성형외과에 가야죠.”
인턴을 앞둔 의대생이나 전문의들도 ‘재수하는 의사들’이 많은 현실에 공감하고 있다. 흉부외과 의사를 꿈꾸던 의학도도 병원에서 직접 의료수가와 열악한 근무환경을 경험하면 마음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월급을 떠나 수련을 마친 뒤에도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남지 않는 한 전공을 살리기 힘든 외과과목 등의 불확실성이 ‘재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연 사무국장은 “과거에도 인기 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피안성’ 전공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재수를 감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올해 정부의 지원으로 흉부외과 등 비인기과에서도 당근을 많이 내놓았는데 과연 이들 과가 추가모집에서 얼마나 많은 의사의 마음을 바꿀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