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다른 프로야구단
겉으로는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시도를 비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무려 5개 구단이나 히어로즈에 돈을 내민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 보강이란 명목으로 행해지는 겉과 속이 다른 현실이다.
KIA·SK 제외한 모든팀 달려들어
핵심전력에 현금 트레이드 제의
‘FA보다 쉽고 효율적’ 판단한 듯
“KIA와 SK를 제외한 5개 구단 모두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제의했다.”
겉으로는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시도를 비난하고 있는 타 구단들의 감춰진 뒷모습의 실체다. 프로야구 전체 발전보다는 당장의 전력보강에 혈안이 된 구단들의 겉과 속은 너무도 달랐다.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외부에서 전력을 보강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KIA, 가입금 문제와 연고권에 대한 정통성 시비로 사이가 껄끄러운 SK를 제외하면 사실상 프로야구 전체가 히어로즈에게 달려든 꼴이다.
이택근의 트레이드가 발표된 직후 KIA와 SK를 제외한 5개 구단은 히어로즈가 프로야구 가입금을 LG와 두산에 준 사실을 문제 삼았을 뿐 트레이드 자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었던 셈이다.
히어로즈의 핵심 전력에 군침을 흘린 나머지 5개 구단의 치열한 경쟁 속에 이택근의 LG행도 예상보다 빨리 결정됐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이택근의 트레이드를 놓고 히어로즈와 LG가 협상을 진행 중일 때 다른 지방 구단이 이택근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이후 LG행이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리에이전트(FA) 3루수 이범호를 놓쳐 실탄이 넉넉한 롯데는 그동안 외부에 알려진 내야수 황재균 뿐만 아니라 이현승에 대해서도 트레이드 의사를 타진했다. 롯데는 이달 초 히어로즈의 실무책임자급 인사를 직접 만나 트레이드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탐색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히어로즈가 일단 거절했지만 황재균에 대해서는 30억원 이상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히어로즈는 가입금 분배가 해결되면 이택근 문제를 마무리하고 추가로 2건 이상의 트레이드를 더 추진할 전망이다. 히어로즈 고위관계자는 22일 “추가로 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택근 이후 트레이드는 부족한 부분의 전력보강이 가장 큰 목적이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