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력-저가 매수’ 잘 살펴야죠!
ROE를 개선하려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설비투자 외의 대안으로 인수합병(M&A)을 고려할 수 있다. M&A는 두 회사의 결합 과정에서 위험이 따르기도 하지만 투자자금의 회수 속도 및 강도에서 설비투자보다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위기 이후 기업의 시장가치가 낮아진 상태다.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이 많다는 의미다.
M&A 기업은 주식투자자의 편에서도 좋은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성공적인 M&A는 견조하게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만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위험 요소로 감안해야 한다. 승자의 저주는 M&A에 성공했지만 기업경영이 오히려 위험에 빠지거나 기대한 시너지를 이루지 못하는 사태를 말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거나 저가 매수가 입증돼야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 2007년 캐나다 알루미늄업체인 알칸을 인수한 철광석 생산업체인 리오 틴토 또는 뵐러우데홀름을 인수한 푀스트알피네는 성공적 M&A의 대표 사례다. 세계 3위의 광산업체였던 리오 틴토는 알칸을 인수하면서 알루미늄 생산량이 4배로 늘어나 세계 2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다. 유럽의 대표적인 철도궤도 제작업체인 푀스트알피네는 M&A 이후 세계 시장점유율이 45%로 늘어나면서 세계 1위 기업이 되었다. 시너지 창출을 위한 대기시간이 길지 않으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M&A로 간주됐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2007년에 사업 확장을 위해 ABN암로 인수를 추진했는데 바클레이스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가격이 크게 뛰었다. 결국 ABN암로는 RBS의 차지가 되었지만 그 대가가 710억 파운드에 이르렀고 여기에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세계 최대 구제금융 은행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게 됐다. 이러한 선례를 감안할 때 향후 M&A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은 시장지배력 강화 및 저가 매수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