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감독의 이적 핵심은 역시 돈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에 따르면 알 아흘리가 그에게 제시한 연봉은 250만 달러(약 29억 원). 6월 포항과 2년 재계약을 할 때 합의한 연봉 40만 달러의 6배가 넘는다. 알 아흘리는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40만 달러도 지불할 걸로 알려졌다.
동기 부족도 이적 이유로 꼽힌다. 파리아스 감독은 K리그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 ‘파리아스 매직’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제 잘해봐야 본전이다. 딸 하이샤(15)와 아들 이고르(7)의 교육 문제가 마음에 걸렸을 수도 있다. 포항엔 국제학교가 없다.
이별 과정도 찝찝했다. 이달 중순 사우디 이적설이 나왔을 때 그는 펄쩍 뛰며 부인했다. 그러더니 며칠 뒤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1년 동안 쉬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다. 결국 최종 행선지가 사우디로 확인됐다. 포항 구단과 팬은 뒤통수를 맞았다. 구단 관계자는 씁쓸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잔칫집이 초상집이 됐죠. 준비할 시간이라도 줬으면 서로 축복해줄 수 있었을 텐데….”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