賜는 子貢, 즉 端木賜(단목사)의 이름이다. 賜也의 也는 돈호의 어조를 드러낸다. 非也의 也가 단정의 어조를 나타내는 것과 구별된다. 女는 ‘너’, 予는 ‘나’로 인칭대명사다. 爲는 ‘여긴다’는 뜻의 판단동사다. 그 빈어가 多學而識之者인데, 多學은 博學, 識(지)는 記憶을 의미한다. 與는 의문종결사다. ‘然, 非與’는 공자의 말에 대해 그렇다고 인정하고서 다시 의문을 품어 반문한 것이다.
博學과 記憶은 지식을 축적하는 유력한 방법이다. 단, 검증을 거치지 않은 통념은 아직 지식이 아니다. 최한기는 推測(추측)을 거치지 않는다면 앎이 근거를 지닐 수 없다고 했는데, 추측은 推論과 實測에 해당한다. 또한 지식은 체계를 지녀야 하며, 그 체계는 현실사회의 발전에 유효한 이념에 따라 구축되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의 지적 활동에서 박학과 기억만을 존숭하고 있지 않나 되물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