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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軍제대 연예인 예능적응 비결은 ‘변신술’

입력 | 2009-12-29 03:00:00


그룹 코요태 출신의 김종민은 2년여의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18일 소집 해제됐다. KBS2 ‘1박 2일’ 멤버들은 이날 제대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그를 차에 태워 촬영장으로 향했다. 강호동은 “제대한 뒤 바로 재입대하는 거다”라며 웃었다.

순수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어리버리’로 불렸던 김종민은 입대 전 6개월 동안 ‘1박 2일’ 멤버로 활동했다. 제대와 동시에 친정을 통해 예능프로에 복귀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오랜 공백 탓인지 27일 그의 복귀를 다룬 ‘1박 2일’에서 동료의 눈치를 보거나 얼떨떨해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부담이 많이 된다. 시청자분들이 재미있게 (1박 2일을) 보셨는데 제가 껴서 인상을 쓸 수도 있겠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과장된 춤과 애교로 ‘부담보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룹 NRG 출신의 천명훈은 지난달 27일 공익근무에서 해제된 뒤 여러 예능프로에 얼굴을 내밀며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큰 웃음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20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헌터스’에서는 한밤중 홀로 남겨지자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는 의외 상황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웃기기보다 의아했다. 느끼한 표정을 짓고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부담 댄스’는 여전했지만 반갑다기보다 진부해 보였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예능프로에 복귀한 ‘예비역 연예인’들이 이전의 인기를 되찾기는 쉽지 않다. 이들은 자칫하면 메인 진행자와 아이돌 사이에 끼기 일쑤다. 시청자들은 과거 전성기를 생각해 기대치가 높고, 자칫 실수했다간 동료 출연자로부터 “적응을 못한다”는 핀잔을 듣기 쉽다. 자주 포맷이 바뀌는 리얼 버라이어티나 20여명의 게스트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예능 프로도 낯설다. 배우 출신의 예비역 연예인들은 천천히 쉬면서 작품을 골라도 되지만, 예능프로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군 제대’라는 관심이 줄어들기 전에 복귀해야 하는 절박함도 있다.

하지만 육군 병장으로 2월 제대한 뒤 여전한 활동을 보이는 가수 김태우 같은 사례도 있다. 그룹 god 출신인 그는 ‘삼촌 캐릭터’로 변신해 KBS2 ‘청춘불패’, MBC ‘일밤’에서 ‘육군 병장의 삽질 실력’을 뽐내며 인기를 끌었다. 결국 기존 캐릭터를 재탕하지 않고 나이에 맞는 새 이미지를 얼마나 빨리 선보이느냐가 예비역 연예인들의 생존 방식인 셈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