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했다. “由(유)야, 덕을 아는 자가 드물다.”
공자가 여러 제자 가운데서 특히 자로를 거듭 엄하게 꾸짖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로는 도를 실천하려는 마음과 스승을 따르려는 정성이 남달랐다. 그래서 공자는 뗏목을 타고 바다로 떠난다면 자로와 함께하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공자는 여러 나라를 周遊(주유)했으나 끝내 知己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슬픔에 젖어 ‘덕을 아는 자가 드물다’고 탄식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로의 마음을 위로한 듯하다.
德은 자기 몸에 얻은 義理나 도리를 실천하는 바탕을 뜻한다. 자기 몸을 닦는 것을 修德(수덕)이라 한다. 이에 비해 知德이라고 하면 덕의 本質(본질)과 功能(공능)을 앎을 뜻하거나 남이 지닌 덕을 앎을 뜻한다. 따라서 知德者는 세상사람 가운데 덕이 무엇인지 아는 자로 풀이해도 좋고 남의 덕을 알아주는 자로 풀이해도 좋다. 鮮은 ‘드물다’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